주역은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역경(易經)을 말하며 주(周)나라 때의 역(易)이라는 뜻이다. 易은 '바꿀 역, 쉬울 이'의 뜻으로 변화(變化)한다는 의미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주역의 기원과 지은이에 대해 전통적으로는 복희씨가 괘(卦)를 만들고 문왕이 괘사(卦辭)를 짓고 주공이 효사(爻辭)를 지었으며 공자가 십익(十翼)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현대 학자들은 주역과 성인의 관련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본래 주역은 역경(易經)과 역전(易傳)이 서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역전이 역경 속에 끼어들어간 것은 한(漢)나라 때부터이다. 나아가 오늘날과 같은 체제로 단전(彖傳), 상전(象傳), 문언전(文言傳)을 역경 안에 끼워 넣는 형식이 정해진 것은 왕필(王弼, 226~249)에 의해서이다. 이것이 당대(唐代)에 주역의 정본으로 확정됨으로써 현재 전해지고 있는 주역의 체제로 굳어졌다.
<왕필은 중국 위나라 사람으로 한대(漢代) 상수역학(象數易學)의 자의성·비체계성·복잡성·신비성을 극복하여 의리역(義理易)의 전통을 확립함으로써 의리역학(義理易學)의 조종(祖宗)이 되었다. 왕필의 역학사상의 특징은 간이(簡易)함의 추구에 있다. 하나의 중심되는 효가 나머지 효를 거느린다는『주효론(主爻論)』이나 괘상(卦象)에 대해 문맥에 맞는 하나의 의미를 얻었으면 더 이상 괘상 자체에 대해 집착해서는 안된다는『득의망상론(得意忘象論)』등이 바로 그러한 사유의 소산이다.>
주역의 체제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크게 역경과 역전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경(易經)은 괘(卦)와 괘사(卦辭), 효사(爻辭)로 이루어진 원래의 주역이다. 괘(卦)는 그 기원상에서 볼 때 일정한 방법에 의해 얻은 점복의 결과를 표시하는 기호로서, 먼저 8괘가 있고(소성괘), 이 8괘를 아래위로 중첩해서 만든 64괘(대성괘)가 있다. 64괘는 상경에 30괘(乾~離), 하경에 34괘(咸~未濟)가 배속되어 있다.
괘사(卦辭)는 64괘 중 각 해당 괘의 길흉을 판단하는 점사(占辭)로서 64조가 있다. 효사(爻辭)는 한 괘의 각 여섯 효의 길흉을 판단하는 점사로서 384조(64괘×6효)가 있다. 괘효사는 내용상 상사(象辭)와 점사(占辭)로 구성되어있다. 예를 들면 건(乾)괘의 맨아래 효인 초구(初九)의 효사 '잠겨있는 용이니 쓰지 말라(潛龍勿用)'에서 '잠겨있는 용'은 그 괘효의 상(象)을 말한 것이고 '쓰지 말라'는 것은 그 괘효의 길흉을 판단한 점(占)으로 보는 것이다.
역전(易傳)은 보통 십익(十翼)이라 부르는데 역경의 이해를 돕기 위한 10편의 보조문헌이라는 뜻이다. 십익은 괘효사를 좀더 알기 쉽게 풀이한 단전(上下), 상전(上下), 문언전과 주역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 계사전(上下),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 등 7종 10편으로 구성되었다.
역경을 이루는 괘와 괘사, 효사는 주역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괘효사의 길흉은 논리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며 어떤 일관된 관점이나 이론에 의해서 해석될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부분을 역전인 십익이나 후대의 주석(註釋) 등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역경과 역전, 주석의 관계를 혼동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주역을 읽기 위해서는 먼저 8괘의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8괘는 일건천 一乾天(健, ), 이태택 二兌澤(說, ), 삼리화 三離火(明, ), 사진뢰 四震雷(動, ), 오손풍 五巽風(入, ), 육감수 六坎水(險, ), 칠간산 七艮山(止, ), 팔곤지 八坤地(順, ) 등이다.
, , … 등은 괘를 그 형체로 표현한 것으로 '괘체(卦體)'이다. 一, 二, 三… 등의 숫자는 복희선천팔괘도의 순서에 따라 붙인 '괘수(卦數)'이다. 건(乾), 태(兌), 리(離)… 등은 '괘명(卦名)'으로 괘의 고유한 이름이다. 천(天, 하늘), 택(澤, 연못), 화(火, 불)… 등은 '괘상(卦象)'으로 괘가 가지는 다양한 이미지들이다. 健(강건), 說(열, 기쁨), 明(밝음)… 등은 '괘덕(卦德)'으로 괘가 갖는 기능을 덕성적(德性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 괘의 괘명과 괘상, 괘덕은 상호연관성을 갖는다.
괘는 효로 구성되므로 종종 괘의 의미는 효의 관계와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설명된다. 왕필은 효위(爻位), 중정(中正), 응비(應比) 등의 개념을 갖고 효의 특성과 관계를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괘의 의미를 해석하고 각자의 상(象)과 길흉을 설명했다.
효위(爻位)는 맨 밑에서부터 차례대로 初, 二, 三, 四, 五, 上 등 효의 위치를 말하며 효의 사회적 지위와 성격(예 : 백성~상왕, 손자~조부, 발~머리, 10~60대 등)을 나타낸다. 중정(中正)은 효가 가운데 자리했는가와 그 자리가 바른가를 나타낸다. 2효와 5효는 각각 내괘(內卦)와 외괘(外卦)의 가운데가 되므로 득중(得中)하여 길하며, 나머지 효는 모두 부중(不中)하여 궁색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본다.
정(正)은 효위(爻位)와 효성(爻性, 陰陽)이 서로 맞는가로 판단한다. 즉 초, 3, 5효는 홀수(양수)이므로 양효( )가 오면 득정(得正)이고 음효( )가 오면 부정(不正)이다. 마찬가지로 2, 4, 상효는 짝수(음수)이므로 음효가 오면 득정이고 양효가 오면 부정이다. 득중득정하면 길하고, 부중부정하면 좋지 않다고 본다. 득중은 득정보다 강하므로 혹시 부정하더라도 득중하면 괜찮다고 본다.
응비(應比)는 효의 위치에 따라서 길흉을 판단하는 중정과 달리 효 사이의 관계에 따라서 길흉을 판단한다. 응(應)이란 세 효를 지나서 성립하는(초-4효, 2-5효, 3-상효) 음양의 상응관계를 말한다. 이 관계가 음과 양으로 응하면 정응(正應)이라 하여 길하고, 음과 음, 양과 양으로 대치하면 무응(无應)이라하여 정당한 배필이나 정식의 응원군이 없는 흉한 경우로 본다.
비(比)는 바로 이웃하는 효 사이의(예 : 초효는 2효, 2효는 초효와 3효, 3효는 2효와 4효…) 음양의 상응관계를 말한다. 만약 양효와 음효가 이웃하면 서로 가까이하고 의지하려 한다고 본다. 응(應)은 대개 공식적인 군신이나 정식의 배필관계를 의미하며, 비(比)는 대개 사적인 소인들의 사귐이나 비공식적인 남녀의 관계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효위, 중정, 응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주역에서 괘효사의 길흉을 추론하는 방식을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상괘(上卦), 외괘(外卦), 소성괘(小成卦) 하괘(下卦), 내괘(內卦), 소성괘(小成卦) [대성괘(大成卦)]
1) 건위천 (乾爲天) 2 개의 소성괘들이 모두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이다. 따라서 여섯 개의 효(爻)가 모두 양(陽)으로, 64괘 중 가장 강하고 튼튼한 괘다. 만물의 근본인 하늘과 아버지를 상징한다. 속성은 ‘위대하다’. ‘크게 통한다’. ‘곧고 바르면 이롭다’라는 뜻이다.
2) 곤위지 (坤爲地) 모두 땅을 상징하는 곤괘로 구성되어 있다. 여섯 개의 효(爻)가 모두 음(陰)으로 만물을 포용하고 양육하는 땅과 어머니를 상징한다. 속성은 ‘순응하다’. ‘지극하다’라는 뜻이다.
3) 수뇌준 (水雷屯) 위는 물[水]이고, 아래는 우레[雷]다. 준(屯)은 ‘진치다’. ‘막히다’. ‘고민하다’라는 뜻이다. 비가 내리고 천둥이 진동하는 상이니, 새싹이 눈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4) 산수몽 (山水蒙) 위 의 괘는 산[山]이고, 아래 괘는 물[水]이다. 몽(蒙)은 ‘어리다’.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시작의 상(象)이며 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교육과 연관된 몽(蒙)자를 괘의 이름으로 하였고, 계몽(啓蒙)이라는 말이 또한 여기서 나왔다.
5) 수천수 (水天需) 위는 물[水]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수(需)는 ‘기다리다’. ‘기대하다’라는 뜻이다. 운무가 자욱한 상으로 물러서서 기다려야 할 때를 의미한다.
6) 천수송 (天水訟) 위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송(訟)은 ‘다툼’. ‘소송’. ‘재판’ 등을 뜻한다. 하늘 아래에 물이 넘치는 상이니 욕심이 지나쳐 마찰과 갈등이 생기고 대립 항쟁하는 형상으로, 괘 이름을 송(訟)으로 하였다.
7) 지수사(地水師) 위는 땅[地]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사(師)는 ‘선생’. ‘군대’. ‘거느리다’라는 뜻이다. 땅 밑으로 물이 모이는 상이니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을 상징하므로, 통솔한다는 의미에서 사(師)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8) 수지비 (水地比) 위 는 물[水]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비(比)는 ‘견주다’. ‘비교하다’. ‘인화(人和)’를 뜻한다. 물은 낮은 곳으로 모여 내를 이루고 힘을 합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집단을 이루어 서로 돕고 협력하므로, 비(比)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9) 풍천소축 (風天小畜) 위 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축(畜)은 ‘기르다’. ‘저축하다’라는 뜻이다. 하늘 위에서 바람이 부는 모습이니, 비가 내리기 전의 상황을 상징한다. 비가 오면 생명체는 그 비를 저장한다. 까닭에 저축한다는 의미로 축(畜)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10) 천택이 (天澤履) 위 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못[澤]이다. 이(履)는 ‘밟는다’. ‘따른다’. ‘예절’이라는 뜻이다. 하늘 아래 저수지가 있으니, 지나침과 부족함이 없이 풍요로워 예절을 나타낸다. 의식(衣食)이 풍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말에서 이(履)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1) 지천태 (地天泰) 위 는 땅[地]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태(泰)는 ‘크다’. ‘크게 통한다’. ‘태평하다’라는 뜻이다. 땅의 기운은 하늘로 올라가고 하늘의 기운은 땅으로 내려와 서로 조화를 이룬다. 서로 크게 통한다는 의미로 태(泰)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2) 천지비 (天地否) 위 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비(否)는 ‘막히다’. ‘답답하다’라는 뜻이다. 하늘은 하늘대로 위에 있고, 땅은 땅대로 아래에 있다. 천지 화합이 일어나지 않아 막혀 있는 상태다. 답답하다는 뜻으로 비(否)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3) 천화동인 (天火同人) 위 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동인(同人)은 ‘뜻을 같이 한다’. ‘협력’이라는 뜻이다. 어두운 하늘 아래 불이 타오르며 세상을 밝히는 상이다. 즉 어두운 밤길에 등불을 얻은 상이다. 세상을 밝히는 일은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므로 동인(同人)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14) 화천대유 (火天大有) 위 는 불[火]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대유(大有)는 ‘크게 만족하여 즐거워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늘의 불인 태양이 온 천하를 비추는 상이다. 즉 해가 중천에 떠 빛나는 상이니, 천하를 소유한다는 의미의 대유(大有)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5) 지산겸 (地山謙) 위 는 땅[地]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겸(謙)은 ‘겸손’. ‘겸양’으로 자기보다 부족한 사람을 이끌어주고 도와준다는 뜻이다. 높은 산이 땅 밑에 파묻힌 모습이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는 상이므로 겸손하다는 의미에서 겸(謙)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16) 뇌지예 (雷地豫) 위는 우뢰 천둥[雷]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예(豫)는 ‘예측한다’라는 뜻이다. 땅 위에서 천둥 번개가치면 비가 내리는 것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예(豫)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7) 택뇌수 (澤雷隨) 위 는 연못[澤]이고, 아래는 우레 천둥[雷]이다. 수(隨)는 ‘따르다’. ‘순종한다’라는 뜻이다. 수동적이며 종속적인 의미다. 하늘에서 진동해야 할 우레가 연못 아래 있으니, 꼼짝 못하고 연못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어 수(隨)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8) 산풍고 (山風蠱) 위 는 산[山]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고(蠱)는 ‘벌레’. ‘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는다’는 뜻이다. 어려운 일을 뜻한다. 산밑에 바람이 머물고 있으니, 공기가 혼탁하여 부패하기 쉽다. 더러운 벌레가 생기므로, 고(蠱)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19) 지택임 (地澤臨) 위는 땅[地]이고, 아래는 못[澤]이다. 임(臨)은 ‘순서를 밟다’. ‘군림하다’라는 뜻이다. 땅속에 물이 가득하니 곧 새로운 시작에 임한다는 뜻에서 임(臨)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여러 사람 위에 있는 지도자 상이다.
20) 풍지관 (風地觀) 위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관(觀)은 ‘살핀다’라는 뜻이다. 땅위에 바람이 불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를 잘 관찰해야 한다는 뜻에서 관(觀)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21) 화뇌서합 (火雷) 위 는 불[火]이고, 아래는 천둥 우레[雷]다. 서합에서 서는 ‘씹다’라는 뜻이고, 합은 ‘입을 다물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서합은 ‘음식을 입안에 넣고 씹는다’는 의미다. 불과 우레가 만나면 천지를 진동하니, 격렬한 언쟁과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
22) 산화비 (山火賁) 위 는 산[山]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비(賁)는 ‘꾸미다’. ‘장식하다’라는 뜻이다. 산아래 불이 있음은 해가 서산에 기울어 찬란한 황혼 노을을 나타낸다. 아름답게 꾸민다는 뜻의 비(賁)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겉치레만 하느라고 실속이 없다.
23) 산지박 (山地剝) 위는 산[山]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박(剝)은 ‘벗기다’. ‘빼앗다’라는 뜻이다. 산이 땅위에 우뚝 솟아 있으니, 비바람에 깎여 벗겨지고 상처를 입는다는 뜻에서 박(剝)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
24) 지뢰복 (地雷復) 위 는 땅[地]이고, 아래는 우레 천둥[雷]이다. 복(復)은 ‘돌아오다’. ‘회복하다’라는 뜻이다. 땅 밑에서 천둥 우레가 울린다는 것은 땅위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으므로, 복(復)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곧 성공할 운을 맞고 있다.
25) 천뇌무망 (天雷无妄) 위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천둥 우레[雷]다. 무(无)는 ‘없다’라는 뜻이고, 망(妄)은 ‘허망하다’는 뜻이다. 하늘에 천둥이 울리니 머지 않아 비가 오겠지만 당장은 아니다. 초조하지 말고 침착하게 때를 기다려야 한다.
26) 산천대축 (山川大畜) 위 는 산[山]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대축(大畜)은 ‘크게 쌓다’. ‘많이 모이다’라는 뜻이다. 하늘 위로 산이 높이 솟아 오른 모습이다. 크게 축적된 상이므로, 대축(大畜)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새로운 변화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7) 산뇌이 (山雷?) 위는 산[山]이고, 아래는 천둥 우레[雷]다. 이는 ‘턱’. ‘기르다’. ‘봉양하다’의 뜻이다. 산아래 천둥 우레가 진동하는 상이다. 무언가 산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므로, 생명을 기른다는 의미의 이(?)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28) 택풍대과 (澤風大過) 위 는 못[澤]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대과(大過)란 정상적인 것에서 크게 벗어나 ‘지나치다’라는 뜻이다. 잔잔한 못에 바람이 불어 물결이 크게 일어난다. 작은 배가 큰 풍랑을 만났으니, 지나치다라는 뜻에서 대과(大過)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29) 감위수 (坎爲水) 위 도 물[水]이고, 아래도 물[水]이다. 물이 겹쳐 있으니, 수(水)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두 소성괘 모두 두 음효 중간에 양효가 빠져있다. 모든 일은 지나치면 위험에 빠지게 된다. 실패, 좌절, 파산, 병고 등의 어려운 일을 뜻한다.
30) 이위화 (離爲火) 위도 불[火]이고, 아래도 불[火]이다. 불 두 개가 겹쳐있으니 화(火)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불 두 개는 태양을 상징하며, 정열과 왕성한 의욕을 뜻한다.
31) 택산함 (澤山咸) 위 는 못[澤]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함(咸)은 감(感)과 같은 뜻으로 ‘느낌이 좋다’는 의미다. 젊은 여자를 상징하는 태(兌)괘 아래 젊은 남자를 상징하는 간(艮)괘가 있다. 남녀간의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는 감상적인 의미의 함(咸)이다.
32) 뇌풍항 (雷風恒) 위 는 천둥 우레[雷]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항(恒)은 ‘변함이 없다’. ‘한결 같이 계속 된다’라는 뜻이다. 장남이 장녀 위에 있다. 남편이 위에 있고 아내는 아래에 있는 상이다. 그 법도가 한결 같다는 뜻에서 항(恒)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33) 천산둔 (天山遯) 위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둔(遯)은 ‘피하다’. ‘물러나다’. ‘은둔하다’라는 뜻이다. 산이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하늘 아래 있다. 이제 물러나라는 뜻에서 둔(遯)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34) 뇌천대장 (雷天大壯) 위는 천둥 우레[雷]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대장(大壯)은 ‘힘차다’. ‘성대하다’. ‘씩씩하다’라는 뜻이다. 하늘 위에서 우레가 움직이고 있으므로 힘차고 씩씩하다는 뜻에서 대장(大壯)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35) 화지진 (火地晉) 위는 불[火]이고, 아래는 땅[地]이다. 진(晋)은 ‘나아가다’. ‘전진하다’라는 뜻이다. 불인 태양이 지상 위로 떠오르면서 점점 밝아진다. 나아간다는 의미에서 진(晋)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36) 지화명이 (地火明夷) 위 는 땅[地]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이(夷)는 ‘상하고 깨지는 것’이므로 명이(明夷)는 ‘밝은 것이 상하고 깨진다’는 뜻이다. 태양이 땅 아래 잠겨가고 있다. 어두움이 온다는 뜻에서 명이(明夷)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해가 서산에 지는 상이다.
37) 풍화가인 (風火家人) 위 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가인(家人)은 ‘집을 지키는 사람’을 뜻한다. 위는 장녀(長女)고, 아래는 중녀(中女)다. 동생이 언니 아래 있어 그 뜻을 따르니 일가(一家)가 편안히 다스려진다는 의미에서 가인(家人)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38) 화택규 (火澤?) 위는 불[火]이고, 아래는 못[澤]이다. 규는 ‘서로 등지다’. ‘노려보다’. ‘사팔눈’이라는 뜻이다. 불은 타오르면서 위로 올라가고, 연못의 물은 낮은 쪽으로 흘러간다. 서로 등져 떨어지므로 규(?)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39) 수산건 (水山蹇) 위 는 물[水]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건(蹇)은 ‘절뚝발이’. ‘나아가기 힘들다’. ‘멈추다’라는 뜻이다. 산 위에 물이 있으니, 산을 넘으면 다시 물이 앞길을 막고 있다. 나아가기가 불편하니, 절름발이라는 뜻을 가진 건(蹇)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40) 뇌수해 (雷水解) 위는 천둥 우레[雷]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해(解)는 ‘해결되다’. ‘해소된다’. ‘풀린다’라는 뜻이다. 천둥이 진동하여 비를 내리니 얼어붙었던 대지가 풀린다. 봄을 의미하므로, 해(解)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41) 산택손 (山澤損) 위는 산[山]이고, 아래는 못[澤]이다. 손(損)은 ‘덜다’. ‘줄이다’. ‘손해보다’라는 뜻이다. 산 아래에 있는 저수지의 물은 들판을 적시기 위해 흘러가야 하므로, 잃는다는 의미에서 손(損)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42) 풍뇌익 (風雷益) 위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천둥 우레[雷]다. 익(益)은 ‘더하다’. ‘증가하다’. ‘이익이다’라는 뜻이다. 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니 비가 온다. 비는 골고루 만물을 적셔 유익함을 주기 때문에 익(益)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43) 택천쾌 (澤天) 위는 못[澤]이고, 아래는 하늘[天]이다. 쾌는 ‘물리친다’. ‘결단한다’는 뜻이다. 아래 다섯 양효가 위에 있는 하나의 음효를 밀어내고 있는 상이니, 쾌(?)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결단을 내릴 때다.
44) 천풍구 (天風) 위 는 하늘[天]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구는 ‘우연히 만나다’. ‘추하다’라는 뜻이다. 하늘 아래에서 바람이 부니 흩어졌던 구름이 모인다. 만난다는 뜻의 구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하나의 음이 다섯 개의 양을 떠받치고 있으니 추하다.
45) 택지췌 (澤地萃) 위는 못[澤]이고, 아래는 [地]이다. 췌(萃)는 ‘모인다’라는 뜻이다. 땅위에 연못이 있으면 물이 모인다. 모인다는 뜻의 췌(萃)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46) 지풍승 (地風升) 위는 땅[地]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승(升)은 ‘위로 상승하다’. ‘올라가다’. ‘번성하다’라는 뜻이다. 땅 밑에 있는 바람이 위로 상승하고 있으니 상승한다는 뜻의 승(升)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47) 택수곤 (澤水困) 위 는 못[澤]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곤(困)은 ‘부족하다’. ‘곤궁하다’. ‘괴롭다’. ‘통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연못 아래에 있는 물이 빠지는 모습이다. 물이 부족하면 만물은 곤궁에 처하게 되므로, 곤(困)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48) 수풍정 (水風井) 위 는 물[水]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정(井)은 ‘우물’. ‘두레박’을 뜻한다. 바람이 물밑에 있다. 바람이 깊은 곳까지 통하는 모습이니, 우물을 뜻하는 정(井)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우물물을 퍼 올리려면 두레박이 필요하고 노고가 필요하다.
49) 택화혁 (澤火革) 위 는 못[澤]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혁(革)은 ‘바꾸다’. ‘혁신하다’. ‘혁명’의 뜻이다. 연못아래 불이 있다. 물이 끊어 증발하면 큰 변화를 하므로 혁(革)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혁은 짐승 가죽이다. 가죽의 털을 벗기면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하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의미가 있다.
50) 화풍정 (火風鼎) 위 는 불[火]이고, 아래는 바람[風]이다. 정(鼎)은 ‘발이 셋인 솥’. ‘안정감’을 뜻한다. 불 밑에 바람이 불고 있는 상이니 음식을 만들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음식을 만드는 솥을 뜻하는 정(鼎)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51) 진위뇌 (震爲雷) 위도 천둥 우레[雷]고, 아래도 천둥 우레[雷]다. 뇌(雷)는 ‘천둥 우레’. ‘몹시 두려워하다’. ‘사나운 모양’. ‘위엄을 떨치다’를 뜻한다. 우레가 크게 진동하니 많은 사람들이 놀라 두려워한다.
52) 간위산 (艮爲山) 위도 산[山]이고, 아래도 산[山]이다. 산이 첩첩이 있으니 산(山)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간괘는 하나의 양이 두 음 위에 머무르고 있는 상이다. 산은 움직이지 않고 그곳에 있으므로 ‘머무르다’라는 뜻이다.
53) 풍산점 (風山漸) 위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점(漸)은 ‘점점’. ‘점차로 나아지는 것’을 뜻한다. 산 위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점차로 만물이 깨어난다. 점차로 나아간다는 뜻의 점(漸)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54) 뇌택귀매 (雷澤歸妹) 위 는 천둥 우레[雷]고, 아래는 못[澤]이다. 귀매(歸妹)는 ‘정상적이지 못한 결혼’이라는 뜻이다. 위는 나이든 남자를 상징하는 진괘고, 아래는 어린 여자를 상징하는 태괘다. 젊은 여자가 음란한 소질이 있어 중년 남자와 만나니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뜻에서 귀매(歸妹)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55) 뇌화풍 (雷火豊) 위는 천둥 우레[雷]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풍(豊)은 ‘풍성하다’라는 뜻이다. 천둥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린 후 햇볕이 밝게 빛나는 모습이다. 만물이 성장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는다는 뜻에서 풍(豊)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56) 화산여 (火山旅) 위 는 불[火]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여(旅)는 ‘여행’. ‘집과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 ‘방황하는 나그네’를 뜻한다. 태양이 산에서 떠서 산으로 지는 것은 나그네의 여정과 같으므로 여(旅)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57) 손위풍 (巽爲風) 위도 바람[風]이고, 아래도 바람[風]이다. 바람은 지상의 공간에 없는 곳이 없다. 그러나 실체를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손괘는 하나의 음이 두 양 아래에 있어 순종하고 따르는 형상이다. 유순하고 겸양하며 부드러운 의미가 있다.
58) 태위택 (兌爲澤) 위도 못[澤]이고, 아래도 못[澤]이다. 태(兌)는 ‘즐거움’. ‘온화한 분위기’를 뜻한다. 연못에 있는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대지에 있는 모든 만물에게 골고루 물을 나누어준다. 베푸는 곳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59) 풍수환 (風水渙) 위 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환(渙)은 ‘흩어지다’. ‘풀어지다’라는 뜻이다. 물위에서 바람이 분다. 물이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흩어지므로, 환(渙)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겨우내 얼었던 물이 봄바람에 녹아 풀어진다.
60) 수택절 (水澤節) 위는 물[水]이고, 아래는 못[澤]이다. 절(節)은 ‘절도’. ‘규칙이나 제한’. ‘절약’을 뜻한다. 연못 위에 물이 가득하니 물이 많으면 넘치게 하고 모자라면 흐르지 못하게 한다. 절도를 뜻하는 절(節)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61) 풍택중부 (風澤中孚) 위 는 바람[風]이고, 아래는 연못[澤]이다. 중부(中孚)는 ‘어미 새가 알을 품어 따뜻하게 한다’는 뜻이다. 가운데 두 음효는 노른자이고 바깥 양효는 흰자와 껍데기를 나타내니 알의 모양을 뜻한다. 상괘와 하괘가 입을 맞춘 듯 대칭을 이룬다. 한 몸으로 결합되어 마치 어미 새가 알을 품고 있는 상이므로, 중부(中孚)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62) 뇌산소과 (雷山小過) 위는 천둥 우레[雷]이고, 아래는 산[山]이다. 소과(小過)는 ‘조금 지나치다’라는 뜻이다. 상괘와 하괘가 등을 지고 있다. 음이 양에 비해 약간 많다는 의미에서 조금 지나치다라는 뜻의 소과(小過)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63) 수화기제 (水火旣濟) 위 는 물[水]이고, 아래는 불[火]이다. 기제(旣濟)란 ‘일을 이미 성취했다’. ‘이미 물을 건넜다’. ‘어려움에서 이미 벗어났다’라는 뜻이다. 물은 위에 있고 불은 아래에 있으니 서로가 목적한 곳으로 건넜다는 의미에서 기제(旣濟)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64) 화수미제 (火水未濟) 위는 불[火]이고, 아래는 물[水]이다. 미제(未濟)란 ‘아직 건너지 않았다’. ‘미완성’을 뜻한다. 불과 물이 각기 제자리에 있기 때문에 미제(未濟)를 괘 이름으로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