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107

어머니가 남기신 편지♡림태주♡

어머니가 남기신 편지♡류시화♡ 나는 원체 배우지를 못했다. 호미를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나의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다는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것이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큰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서 돌밭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일상탈출 2023.08.05

어머니가 남기신 편지♡류시화♡

어머니가 남기신 편지♡류시화♡ 나는 원체 배우지를 못했다. 호미를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나의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다는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것이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큰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서 돌밭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일상탈출 20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