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두 주인공은 남미의 파타고니아에서 그들의 제2인생을 살아갈 낙원을 꿈꿨다. 지금도 엘찰텐 마을에 가면 영화 속 실존 인물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를 ‘사살 또는 생포 시 현상금 4,000달러’ 현상수배 전단을 볼 수 있다. 역삼각형 모양의 남미대륙, 그 맨 아래쪽 꼭지부분이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Patagonia)다. 라스토레스 전망대(Mirador Las Torres), 브리타니코 전망대(Mirador Britanco), 그레이 빙하(Glacier Grey) 등을 매일 하나씩 거친 뒤 마지막 날 W자의 왼쪽 아래 꼭지점인 파이네 그란데(Paine Grande) 캠핑장에서 트레킹을 마무리 한다. 그리곤 배를 타고 페와 호수(Lago Pehoe)를 건너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여정이고 역순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W코스에는 칠레노산장(Refugio Chileno), 쿠에르노스산장(Refugio Cuernos), 그레이산장(Refugio Grey), 파이네그란데산장(Refugio Paine Grande) 등 예닐곱 개의 숙소가 있다. 사전 예약이 필수이고 숙소 주변에는 별도의 유료 캠핑장도 있다. 파타고니아의 동쪽 절반은 칠레 땅으로 토레스 델 파이네가 유명하지만, 서쪽 절반을 점하는 아르헨티나 땅에는 또 다른 비경인 피츠로이(Fitzroy)와 세로토레(Cerro Torre), 두 개의 명산이 자리 잡고 있다. 관문인 엘 찰텐(El Chalten)에 머물면서 각각 당일치기로 두 산 아래까지 다녀오는 트레일도 인기 있다. 두 코스 각각 왕복 20km 내외로 하루 10시간 정도씩 걸으면 된다. 멀리에 우뚝 솟은 설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운치가 실로 대단하며, 설산 아래에 도착해서 만나는 만년설로 뒤덮인 빙하와 호수는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 파타고니아 3대 트레일을 즐기는 데는 효율적인 동선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비행기로 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 도착했다. 이후 버스로 엘 찰텐으로 이동해 2박3일 동안 머물며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트레일을 각각 하루씩 걸었다. 다시 버스로 칠레 땅으로 넘어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숙소를 잡아 짐 일부는 맡겨두고 배낭 무게를 줄여 토레스 델 파이네 3박4일간 W코스를 소화했다. 이 동선이 일반적인 정석이고, 페루 리마나 칠레 산티아고에서 내려온 경우에는 역순으로 일정을 짜면 된다. 파타고니아에서는 트레킹 일정 중간에 시간을 내어 모레노빙하(Perito Moreno Glacier)와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를 방문하는 여정도 꼭 필요하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격정적 사랑 나눈 폭풍의 언덕을 가다영국은 지형적으로 한반도와 비슷하다. 스코틀랜드는 휴전선 너머 북한을, 잉글랜드는 남쪽 대한민국을 연상시킨다. 영국의 허리인 잉글랜드 북부 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는 길이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이다. 약칭 CTC라 부르며 총거리는 309km이다.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개화된 서구 문명이 근현대에 이르러선 유럽과 미국에서 만개된 것이라면 그 본류는 대영제국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학이나 영화 또는 음악 등에서 익숙했던 스토리를 수없이 접하는 기회를 주는 길이 영국 CTC이다. 필자가 CTC를 걸으며 가장 실감했던 특징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성당과 십자가로 대표되는 종교적 분위기는 세계 역사와 문화라는 인문학적 향취로 대체되었다. 지평선과 밀밭만 보이던 메세타(Meseta)고원은 구릉과 헤더(heather) 꽃이 만발한 무어(moor·황무지)가 대신하였다. 산티아고에서는 수도원 등을 개조한 숙소 알베르게(Albergue)가 일반적이지만, 영국에서는 전통 시골집들이 운영하는 비앤비(B&B, Bed and Breakfast)가 대부분이다. 이런 세 가지 차이점을 제외하면 산티아고 순례길과 영국 CTC는 너무나 닮은 여정이었다. ‘인간이 발견한 가장 사랑스러운 땅’으로 묘사되는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의 고향마을을 지나고, ‘자연이 인간보다 두드러진 곳, 나무마다 다른 나무의 그림자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서 자라는 곳, 나무들 아래의 들판은 특별히 양들의 식욕을 돋우는 곳’이라고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에서 묘사했던 랑데일 골짜기를 거쳤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사랑을 나누던 요크셔의 ‘폭풍의 언덕’과 그 황무지 무어에 찬연했던 보라색 헤더 꽃밭에선 에밀리 브론테 세 자매의 불우했던 삶을 떠올릴 수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인터넷과 단행본 등 어느 쪽에도 여행기나 가이드북 같은 자료는 없다. 유럽에선 CTC 가이드북이 여러 권 출간되어 있고, 그중에선 헨리 스테드만(Henry Stedman)의 <Coast to Coast Path>가 가장 인기 있다. ‘잉글랜드에서 걷기의 심장과 영혼이라 불릴 만한 곳’으로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이 극찬한 바 있다. 15일간 CTC를 걸어 횡단하고 이어서 15일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까지 기차 등으로 종단하는 한 달 여정이면 만족스런 영국 여행이 될 수 있다. 무어 들판에 헤더 꽃이 만발하는 8~9월이 CTC 트레킹 적기이다. 유스호스텔 숙박료는 20파운드 내외이고, 비앤비(B&B) 경우 석식 포함해 35~45파운드 수준이다. 여행 전 숙소 예약이 필수이다. info 총거리 309km 최고 고도 900m 최저 고도 0m 소요 기간 15일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 21km 길 찾기 이정표 많지 않아 지도와 나침반 및 GPS 지참 필수. 숙박 유스호스텔과 비앤비 사전 예약하는 것이 좋음. 매력 포인트 잉글랜드 특유의 꽃길과 숲길을 만끽할 수 있음. 유의 사항 헤더 꽃이 만발하는 8~9월이 적기. 비가 잦음.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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