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꿈의 버킷리스트

심산멘토 2017. 8. 5. 16:14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두 주인공은 남미의 파타고니아에서 그들의 제2인생을 살아갈 낙원을 꿈꿨다. 지금도 엘찰텐 마을에 가면 영화 속 실존 인물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를 ‘사살 또는 생포 시 현상금 4,000달러’ 현상수배 전단을 볼 수 있다. 역삼각형 모양의 남미대륙, 그 맨 아래쪽 꼭지부분이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Patagonia)다. 

이곳에 전 세계 트레커들이 죽기 전에 꼭 걸어야 하는 꿈의 길로 여겨지는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트레일이 있다. 거의 수직으로 2,000~3,000m 솟은 바위산들 주변 둘레길을 걸으며 남미 최고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거대 바위산들 주변을 한 바퀴 도는 7~8일 라운드 코스와 알파벳 W자 모양의 루트를 따라 걷는 4~5일 코스가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라운드 코스가 좋겠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면 W코스만으로도 파타고니아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 W코스의 총 거리는 50km에 불과하지만 세 개의 왕복 구간이 있어 실제의 총 트레킹 거리는 76km이다. 3박4일 여정이면 빠듯하고 4박5일이면 느긋하다. 

칠레의 한적한 마을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가 토레스 델 파이네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대개 이곳에서 하루 이틀 머물면서 숙소 예약, 장비 대여 등 산행 준비를 하고, 트레일 입구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을 이동 후 산행 관련 영상교육을 받는다. 이어서 W 모양의 오른쪽 아래 꼭지점인 라스토레스산장까지 버스로 10여 분 이동 후 첫날 트레킹을 시작한다.

쿠에르노스 산장과 이탈리아노 캠핑장 사이 구간.
쿠에르노스 산장과 이탈리아노 캠핑장 사이 구간.
라스토레스 전망대(Mirador Las Torres), 브리타니코 전망대(Mirador Britanco), 그레이 빙하(Glacier Grey) 등을 매일 하나씩 거친 뒤 마지막 날 W자의 왼쪽 아래 꼭지점인 파이네 그란데(Paine Grande) 캠핑장에서 트레킹을 마무리 한다. 그리곤 배를 타고 페와 호수(Lago Pehoe)를 건너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여정이고 역순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W코스에는 칠레노산장(Refugio Chileno), 쿠에르노스산장(Refugio Cuernos), 그레이산장(Refugio Grey), 파이네그란데산장(Refugio Paine Grande) 등 예닐곱 개의 숙소가 있다. 사전 예약이 필수이고 숙소 주변에는 별도의 유료 캠핑장도 있다. 

파타고니아의 동쪽 절반은 칠레 땅으로 토레스 델 파이네가 유명하지만, 서쪽 절반을 점하는 아르헨티나 땅에는 또 다른 비경인 피츠로이(Fitzroy)와 세로토레(Cerro Torre), 두 개의 명산이 자리 잡고 있다. 관문인 엘 찰텐(El Chalten)에 머물면서 각각 당일치기로 두 산 아래까지 다녀오는 트레일도 인기 있다. 두 코스 각각 왕복 20km 내외로 하루 10시간 정도씩 걸으면 된다. 멀리에 우뚝 솟은 설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운치가 실로 대단하며, 설산 아래에 도착해서 만나는 만년설로 뒤덮인 빙하와 호수는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 

라스토레스 산장에서 칠레노 캠핑장으로 오르는 계곡 구간.
라스토레스 산장에서 칠레노 캠핑장으로 오르는 계곡 구간.
파타고니아 3대 트레일을 즐기는 데는 효율적인 동선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비행기로 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 도착했다. 이후 버스로 엘 찰텐으로 이동해 2박3일 동안 머물며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트레일을 각각 하루씩 걸었다. 

다시 버스로 칠레 땅으로 넘어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숙소를 잡아 짐 일부는 맡겨두고 배낭 무게를 줄여 토레스 델 파이네 3박4일간 W코스를 소화했다. 이 동선이 일반적인 정석이고, 페루 리마나 칠레 산티아고에서 내려온 경우에는 역순으로 일정을 짜면 된다. 

파타고니아에서는 트레킹 일정 중간에 시간을 내어 모레노빙하(Perito Moreno Glacier)와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를 방문하는 여정도 꼭 필요하다. 

  info

총거리
 117km(76+22+18km) 
최고 고도 950m 
최저 고도 150m
소요 기간 7일(5+2)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 17km
길 찾기 이정표도 많고 트레커들도 많음. 길 잃을 위험은 거의 없음. 
숙박 구간마다 산장이 한두 개씩 있음. 예약 필수. 
매력 포인트 남미 최고의 비경이라 평가되는 트레일.
유의 사항 모레노 빙하와 푼타 아레나스 관광은 필수.
토레스 델 파이네 W 트랙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격정적 사랑 나눈 폭풍의 언덕을 가다


영국은 지형적으로 한반도와 비슷하다. 스코틀랜드는 휴전선 너머 북한을, 잉글랜드는 남쪽 대한민국을 연상시킨다. 영국의 허리인 잉글랜드 북부 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는 길이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이다. 약칭 CTC라 부르며 총거리는 309km이다. 

미국 스미소니언 매거진에 실린 ‘세계의 위대한 10대 도보여행 길(10 Great Walks of the World)’ 기사에서 3위로 언급된 바 있다. 영국의 여행 작가 알프레드 웨인라아트가 45년 전에 개척해 세상에 알리면서 지금까지 유럽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일이다. 

영국의 서해 바다인 아이리시해(Irish Sea)의 세인트비스(St Bees)에서 출발, 동해인 북해(North Sea) 앞 로빈훗베이(Robinhood’s Bay)까지 영국의 산과 호수와 시골과 들판을 두루두루 거치는 길이다. 우리 한반도 지형으로 보면 인천에서 강릉까지의 도보 길에 비유될 수 있다. 

CTC의 가장 큰 매력은, 잉글랜드의 3대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서부의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와 중부의 ‘요크셔 데일스(Yorkshire Dales)’ 그리고 동부의 ‘노스요크 무어스(North York Moors)’ 3개 국립공원을 연이어 관통한다는 것이다. 산과 들이건 시골과 도시이건, 19세기의 영국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걷기의 심장과 영혼이라 불리는 레이크 디스트릭트(호수지방)의 에너데일 호숫가.
걷기의 심장과 영혼이라 불리는 레이크 디스트릭트(호수지방)의 에너데일 호숫가.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개화된 서구 문명이 근현대에 이르러선 유럽과 미국에서 만개된 것이라면 그 본류는 대영제국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학이나 영화 또는 음악 등에서 익숙했던 스토리를 수없이 접하는 기회를 주는 길이 영국 CTC이다. 

필자가 CTC를 걸으며 가장 실감했던 특징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성당과 십자가로 대표되는 종교적 분위기는 세계 역사와 문화라는 인문학적 향취로 대체되었다. 지평선과 밀밭만 보이던 메세타(Meseta)고원은 구릉과 헤더(heather) 꽃이 만발한 무어(moor·황무지)가 대신하였다. 산티아고에서는 수도원 등을 개조한 숙소 알베르게(Albergue)가 일반적이지만, 영국에서는 전통 시골집들이 운영하는 비앤비(B&B, Bed and Breakfast)가 대부분이다. 이런 세 가지 차이점을 제외하면 산티아고 순례길과 영국 CTC는 너무나 닮은 여정이었다. 

‘인간이 발견한 가장 사랑스러운 땅’으로 묘사되는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의 고향마을을 지나고, ‘자연이 인간보다 두드러진 곳, 나무마다 다른 나무의 그림자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서 자라는 곳, 나무들 아래의 들판은 특별히 양들의 식욕을 돋우는 곳’이라고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에서 묘사했던 랑데일 골짜기를 거쳤다.

랑데일 계곡으로 내려가는 산길. 컴브리아 웨이와 겹치는 구간이다
랑데일 계곡으로 내려가는 산길. 컴브리아 웨이와 겹치는 구간이다.

크링글 무어 정상의 두 미국인, 쉐릴리와 킨시 자매. 15일 여정으로 영국
크링글 무어 정상의 두 미국인, 쉐릴리와 킨시 자매. 15일 여정으로 영국 트레킹 중이었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사랑을 나누던 요크셔의 ‘폭풍의 언덕’과 그 황무지 무어에 찬연했던 보라색 헤더 꽃밭에선 에밀리 브론테 세 자매의 불우했던 삶을 떠올릴 수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인터넷과 단행본 등 어느 쪽에도 여행기나 가이드북 같은 자료는 없다. 유럽에선 CTC 가이드북이 여러 권 출간되어 있고, 그중에선 헨리 스테드만(Henry Stedman)의 <Coast to Coast Path>가 가장 인기 있다. ‘잉글랜드에서 걷기의 심장과 영혼이라 불릴 만한 곳’으로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이 극찬한 바 있다. 

15일간 CTC를 걸어 횡단하고 이어서 15일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까지 기차 등으로 종단하는 한 달 여정이면 만족스런 영국 여행이 될 수 있다. 무어 들판에 헤더 꽃이 만발하는 8~9월이 CTC 트레킹 적기이다. 

유스호스텔 숙박료는 20파운드 내외이고, 비앤비(B&B) 경우 석식 포함해 35~45파운드 수준이다. 여행 전 숙소 예약이 필수이다.  

영국횡단CTC여정
info

총거리 
309km
최고 고도 900m 
최저 고도 0m
소요 기간 15일
하루 평균 트레킹 거리 21km
길 찾기 이정표 많지 않아 지도와 나침반 및 GPS 지참 필수. 
숙박 유스호스텔과 비앤비 사전 예약하는 것이 좋음. 
매력 포인트 잉글랜드 특유의 꽃길과 숲길을 만끽할 수 있음.
유의 사항 헤더 꽃이 만발하는 8~9월이 적기. 비가 잦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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